환상이었던 순천여행 코스
순천역에 내려 처음 느낀 것이 역시 공장이 없는 곳이어서 내 고향 제주도만큼이나 공기도 깨끗했고 더욱 다행인 건 날씨도 청명했습니다.
맨 먼저 순천역 바로 옆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들러 관광안내 책자, 리플랫 등을 살펴보고 또 그 곳 안내사 분께 이것저것 여쭤봤는데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어요.
조계산도립공원에 있는 선암사로 출발 했어요. 선암사로 가는 목적은 제가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인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기회(회사교육)가 아니면 언제 또 시간을 내어 해볼 수 있었을까? 정말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다.
올해는 단풍구경도 못하고 이 가을 보내겠구나 하던 참에 선암사로 오르는 길에서는 아름다운 단풍들이 나를 맞이해 주었고 관광책자에서나 보던 보물400호인 승선교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사진을 쉴 새 없이 찍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아치형의 이 다리는 숙종 24년 호암대사가 관음보살을 보려고 백일기도를 한 곳입니다. 뜻을 이룰 수 없어 자살을 하려하자 한 여인이 나타나 대사를 구했다고 전해집니다. 대사는 이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세우고 절 입구에 승선교를 세웠다고 해요.
아주 어릴 적에 경험해보고 기억에서 사라졌던 재래식 화장실도 이용해 보고 불편했지만 추억을 꺼내주었던 또 하나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경내를 법주사스님의 안내로 이곳저곳 둘러보며 제가 속해있는 종교와 다른 것은 무엇이고 또 같은 가르침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선암사 뒤뜰에 자리 잡은 차밭도 구경하고 그 야생녹차가 지닌 높은 가치를 알게 되자 그 차 맛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다행히 스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눈치 채셨는지 좋은 말씀과 함께 차를 우려 주셨어요. 그렇게 밤을 보내고 새벽예불을 참가해 봅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낯설기도 했고 약간은 두렵기도 했지만 3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일어나 새벽을 맞이하는 느낌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종교는 다르지만 신을 따르는 마음까지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예불이 끝난 후 스님과 함께 명상을 하며 또 다른 세계에 잠시 빠져있었던 것도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새벽기상으로 인해 피곤하긴 했지만 뇌는 뭔가 가벼워지는 느낌으로 발우공양에 참여하였습니다.
복잡한 절차를 걸쳐 밥을 먹는 것이 내심 까다롭고 두 번 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알의 곡식이 밥이 되어 우리가 먹게 되기까지의 그 소중한 과정을 생각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힘든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짧은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뭔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시티투어버스를 타러 다시 순천역으로 향했어요.
서울의 시티투어버스와는 시스템자체가 달랐고 버스 안에서 그리고 버스를 내려서 관광지에서 관광안내를 해 주던 관광안내사의 모습에서 프로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순천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더 많은 사람이 순천을 찾아주길 바라는 그 마음까지도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이 순천의 시티투어버스는 하루 한 차례를 운영하며 대신에 관광지의 정보를 안내원이 세세하게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이 바뀌었을지 모르니 항상 미리 확인하고 가세요.)
그래서인지 책자로 보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여행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순천의 드라마 촬영지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해 놓아 관광객들의 추억을 꺼내 주었고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곳을 더 잘 관리를 해 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빵집이라면 진짜 빵 집처럼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오른다던지 음식점이면 음식점처럼 정말 뭔가 생기 있는 모습이 있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큰 관광객의 욕심이겠지요?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이 낙안읍성민속마을. 이곳은 280여동의 초가집과 옛 우리 선조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120세대의 22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곳입니다.
초가집이 그렇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처음 접하고 직접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에 더 놀라웠어요. 이런 것이 관광의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전통을 간직하며 옛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모습에서 전통적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면 더 없이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순천만습지을 방문했을 때는 거의 환상이었습니다. 갈대숲도 처음 보는 것이지만 구불구불한 순천만의 일몰은 장엄했고 또 그만큼 장관이었어요.
엄청난 넓이의 갈대숲은 보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위안해주는 것 같았고 갈대도 인간과 함께 즐기는 듯 했습니다. 아름다웠던 갈대숲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녀와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꼭 가서 보라고 권유를 할 정도였으니 저에게는 큰 감동을 준 곳은 확실합니다.
마지막 일정은 아랫장 둘러보기였습니다. 재래시장으로서는 꽤 큰 규모의 시장이라고 합니다.예전과 같은 인심 좋은 시장의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물건도 많고 사람도 많고 시간이 많았더라면 더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순천은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출처. 순천만습지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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