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수호성인이 가르쳐주는 디지털 시대 소통법
오늘날 우리는 소통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대화는 부재합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종종 날 선 비판과 배제의 언어로 얼룩지곤 합니다. 이러한 '언어의 전쟁터'에서 가톨릭 신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현대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교회는 1월 24일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St. Francis de Sales) 주교 학자 기념일로 지냅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언론인의 수호성인이자 작가들의 수호자입니다.

그는 종교 개혁 이후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논쟁과 비난 대신, 끊임없는 대화와 온유함의 영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의 유명한 격언, "꿀 한 방울이 식초 한 트럭보다 더 많은 파리를 잡는다."는 말은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1. 일상 속의 성덕 - 수도원이 아닌 세상 한복판에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영성의 핵심은 '성덕(Sanctity)의 보편화'에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거룩함은 수도자나 사제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저서 <신심 생활 입문> 을 통해,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 군인, 가정을 돌보는 주부 등 세속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완덕에 이를 수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선종 400주년 사도적 서한 '모든 것은 사랑에 속합니다(Totum Amoris Est)'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살레시오 성인은 위기의 시기에 살았지만, 그 시기를 쇠퇴가 아니라 기회로 보았습니다. 그는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복음을 새롭게 전할 언어를 찾았고, 그것은 바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랑의 언어'였습니다."
[출처: 교황청, 사도적 서한 'Totum Amoris Est' (2022)]
그가 말하는 영성은 거창한 고행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화가 치미는 순간에 한 번 더 참는 인내, 맡은 직분에 성실히 임하는 태도가 바로 현대적 의미의 신심 생활입니다. 이는 구조적으로 분리된 종교와 삶을 다시 통합하는 영적 혁명이었습니다.
2. 온유함 - 나약함이 아닌 통제된 힘
현대 사회에서 '온유함'은 종종 우유부단함이나 나약함으로 오해받습니다. 강한 주장과 자극적인 표현만이 주목받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 시스템 속에서 부드러움은 설 자리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가 보여준 온유함의 영성은 무기력이 아닌, 감정과 분노를 완벽하게 조절하는 고도의 '영적 리더십'입니다.

그는 본래 불 같은 성격을 지녔으나, 치열한 자기 수양을 통해 온유함의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소통의 방식은 현대 사회의 갈등 해결을 위한 훌륭한 모델이 됩니다.
| 구분 | 세속적 대응 (반응) | 살레시오식 대응 (응답) |
|---|---|---|
| 비판 직면 시 | 즉각적인 반박과 감정적 분노 표출 | 경청과 침묵 후, 진리만을 부드럽게 전달 |
| 타인의 잘못 | 공개적인 비난과 망신 주기 (Shaming) | 개인적인 권고와 인격적 존중 유지 |
| 목표 달성 | 상대를 제압하여 승리하는 것 (Win-Lose) | 상대의 마음을 얻어 함께 구원되는 것 (Win-Win) |
이러한 접근은 현대적 소통 윤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진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살레시오 성인이 가르쳐주는 '비폭력 대화'의 원형입니다.

3. 동행을 위한 제언 - 우리의 언어를 정화하기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축일을 맞아, 우리의 언어 습관을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쏟아내는 우리의 말들은 과연 꿀인가요, 아니면 식초인가요? 언론인의 수호성인 인 그에게 전구를 청하며, 다음과 같은 실천을 제안합니다.
-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는 즉시 답신하지 않고, 침묵 속에 기도를 먼저 바칩니다.
- 온라인 댓글이나 메시지를 작성할 때, "이 말이 상대방의 영혼에 도움이 되는가?"를 자문합니다.
- 옳은 말을 할 때일수록, 태도는 더욱 부드럽고 겸손하게 갖춥니다.
진리는 그 자체로 강력하기 때문에, 굳이 거칠고 공격적인 포장지로 감쌀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부드러움 속에 담길 때 진리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듭니다. 오늘 하루, 내 곁에 있는 가족과 동료, 그리고 온라인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마음으로 '꿀 한 방울' 같은 말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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