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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이야기

성 니콜라오 주교, 산타클로스가 된 가톨릭 성인

by ohmyworld 202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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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성 니콜라오 축일, 양말 속에 담긴 기적의 역사

12월의 거리는 화려한 조명과 캐럴로 가득하지만, 정작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와 그 사랑을 실천한 성인들의 모습은 상업주의에 가려지곤 합니다. 다가오는 12월 6일, 성 니콜라오 주교 축일을 맞아 우리에게 친숙한 '산타클로스'의 기원이 된 성인의 삶을 재조명합니다. 단순한 선물의 교환을 넘어, 가난한 이웃을 향한 성 니콜라오의 자선과 나눔의 영성을 묵상하며 대림 시기를 거룩하게 보낼 수 있도록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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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12월이 시작되면 우리는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를 보내며, 동시에 세상 속에서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빨간 옷을 입고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클로스를 기다리지만,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산타클로스의 모델이 된 위대한 성인이 계십니다. 바로 성 니콜라오(St. Nicholas) 주교입니다.

많은 분들이 산타클로스는 알지만, 그가 실존했던 가톨릭 성인이라는 사실은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성 니콜라오 주교가 어떻게 전 세계 아이들의 친구인 산타클로스가 되었는지 그 역사적 유래와 영성적 의미를 함께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성 니콜라오(St. Nicholas) 주교 이미지
산타클로스의 실제 모델인 미라의 주교 성 니콜라오의 성화. 주교의 상징인 지팡이와 주교관을 착용한 모습에서 가톨릭 성인의 위엄이 느껴진다.

실존 인물, 미라(Myra)의 주교 성 니콜라오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성 니콜라오는 270년경 소아시아(현재의 튀르키예) 지역의 파타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재산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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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훗날 리키아 지방의 수도인 미라(Myra)의 주교로 서품되어 하느님의 양 떼를 돌보았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시절에는 투옥되어 고문을 당하기도 했으나, 굳건한 신앙으로 교회를 지켰으며,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 참석하여 삼위일체 교리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던 열정적인 사목자였습니다.

실존 인물, 미라(Myra)의 주교 성 니콜라오
성 니콜라오 축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가톨릭 교회는 매년 12월 6일을 성 니콜라오 주교 기념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날은 그가 선종한 날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의 많은 가톨릭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보다 앞서 이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성인의 나눔 정신을 기리는 풍습이 남아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양말의 유래가 된 '황금 금화' 전설

성 니콜라오 주교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세 자매를 구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가난한 아버지가 세 딸을 시집보낼 지참금이 없어 딸들을 사창가로 팔아넘겨야 할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니콜라오 주교는 아무도 모르게 그 집을 찾아가, 밤중에 창문 너머로 황금 금화 주머니 세 개를 던져주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이 금화 주머니가 우연히 벽난로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크리스마스이브에 양말을 걸어두고 선물을 기다리는 풍습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성 니콜라오의 상징물은 세 개의 금화(또는 황금 공)입니다. 성화에서 주교복을 입고 손에 세 개의 금화나 빵을 들고 있는 분이 있다면, 바로 성 니콜라오 주교입니다. 이는 그의 자비로운 자선(Charity)을 상징합니다.
크리스마스 양말의 유래가 된 '황금 금화' 전설
크리스마스 양말의 유래가 된 '황금 금화' 전설. 성인의 남모르는 자선이 오늘날의 산타클로스 풍습을 만들었다.

성 니콜라오에서 산타클로스까지. 이름의 변천사

그렇다면 근엄한 주교님의 모습이 어떻게 붉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 산타클로스로 변하게 되었을까요? 이는 언어와 문화의 이동 과정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라틴어 : 성인의 이름은 라틴어로 'Sanctus Nicolaus'(상투스 니콜라우스)입니다.
  2. 네덜란드어 : 17세기경 네덜란드 사람들이 미국 신대륙으로 이주하면서, 그들이 공경하던 성 니콜라오를 'Sinterklaas'(신터클라스)라고 불렀습니다.
  3. 영어(미국) : '신터클라스'라는 발음이 미국식 영어 발음인 'Santa Claus'(산타클로스)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뚱뚱하고 붉은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는 1930년대 코카콜라의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시각적으로 고착화되었지만, 그 정신적 뿌리만큼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았던 가톨릭 성인의 사랑에 닿아 있습니다.

성 니콜라오에서 산타클로스까지. 이름의 변천사
라틴어 '상투스 니콜라우스'가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를 거쳐 미국의 '산타클로스'가 되기까지의 변천사.

상업화된 성탄 속에서 '나눔의 영성' 묵상하기

현대의 크리스마스는 화려한 선물과 파티로 대변되곤 합니다. 하지만 성 니콜라오 주교가 우리에게 보여준 참된 모습은 '드러나지 않는 선행''약자에 대한 보호'였습니다. 그는 주교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하느님의 도구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이번 대림 시기에는 단순히 선물을 주고받는 행사를 넘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찾아보는 '작은 니콜라오'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관련 글: 사순시기에 묵상하는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했듯이, 대림 시기에는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는 가장 아름다운 준비일 것입니다.

상업화된 성탄 속에서 '나눔의 영성' 묵상하기
성 니콜라오의 영성을 본받아 차분히 기도하며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의 묵상.
성 니콜라오와 산타클로스 비교
구분 성 니콜라오 (St. Nicholas) 산타클로스 (Santa Claus)
기원 3~4세기 미라(Myra)의 주교 성 니콜라오 전승의 미국식 변형
축일/활동 12월 6일 (선종일) 12월 25일 (성탄절)
핵심 가치 자선, 신앙, 약자 보호 선물, 동심, 가족애
복장 주교관(Mitre)과 지팡이 붉은 외투와 털 모자

우리 안의 산타클로스를 깨우며

성 니콜라오 주교는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긴 실천적 신앙인의 모범입니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 40)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몸소 살아낸 분입니다.

12월 6일 성 니콜라오 축일을 기억하며, 우리도 누군가에게 기적 같은 위로를 전하는 따뜻한 손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상업화된 세상 속에서도 가톨릭 성인의 거룩한 유산을 기억하며, 은총 가득한 대림 시기 보내시길 바랍니다.

우리 안의 산타클로스를 깨우며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성 니콜라오 축일인 12월 6일에 무엇을 하나요?

A1. 유럽의 가톨릭 문화권(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12월 5일 밤에 아이들이 신발이나 양말을 내놓고 자면, 다음 날 아침 성 니콜라오가 남긴 작은 선물이나 사탕을 확인하며 축일을 기념합니다.


Q2. 산타클로스가 루돌프를 타고 다니는 것도 성 니콜라오와 관련이 있나요?

A2. 아닙니다. 순록이 끄는 썰매나 루돌프 이야기는 성 니콜라오의 생애와는 관련이 없으며, 19세기 미국 시와 문학 작품(클레멘트 무어의 시 등)을 통해 나중에 덧붙여진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Q3. 성 니콜라오는 어린이들만의 수호성인인가요?

A3. 어린이는 물론이고,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죄수, 항해하는 뱃사람, 여행자, 그리고 가난한 처녀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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