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진성사 왜 필요할까? 멈춘 신앙을 다시 깨우는 성령의 은총
세례 이후 겪는 '신앙의 정체'와 견진성사의 소명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세례 후 신앙 생활에서 일종의 정체기를 경험합니다.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세례의 은총은 위대하지만, 이후 닥쳐오는 일상의 파도와 세속적인 가치관 앞에서 신앙이 마치 제자리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세상 속에서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소명을 받습니다.
견진성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는 하느님의 강력한 부르심이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의 완전한 마무리입니다.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세례를 통해 받은 은총을 성숙시키고 신앙의 성숙을 향한 여정을 굳건하게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견진을 통해 성령의 특별한 힘을 받으며, 우리는 ‘받는 신앙’에서 ‘살아내는 신앙’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세례 은총의 '완성'과 성령 칠은의 현대적 통찰
견진성사는 세례의 은총을 완성하고, 신자에게 성령의 특별한 힘을 부어주어 그리스도를 증언하도록 합니다. 이는 교회의 오랜 가르침이자 신앙의 핵심입니다. 교회의 교리서는 견진의 근본적인 목적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CCC 1303항):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완성하고, 신자에게 성령의 특별한 힘을 부어 주어 그리스도를 증언하도록 한다.
이 성사를 통해 신자들은 성령 칠은(聖靈 七恩), 즉 지혜, 통찰, 의견, 용기, 지식, 효경, 하느님을 경외함이라는 일곱 가지의 영적 도구를 받게 됩니다. 이 은사들은 단순히 개인의 경건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세상을 통찰하고 진리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력을 제공합니다.

성령 칠은 : 세상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영적 무기
오늘날의 사회는 정보의 과부하, 심화되는 기후 불평등, 포괄적 물질주의 등 수많은 가치관의 충돌로 혼란스럽습니다. 이러한 세속적 흐름 속에서 신앙인은 어떻게 '옳은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성령 칠은은 이 질문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 됩니다.
- 지혜(Sapientia) :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능력. (예 : 경제적 이익보다 인간 존엄성이 우선임을 깨닫는 통찰)
- 통찰(Intellectus) : 교회의 가르침이나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능력. (예 : 성경 구절이 현대 사회의 정의 실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
- 용기(Fortitudo) : 불의와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증거하며, 때로는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강한 의지. (예 : 다수가 침묵하는 가운데 사회 윤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힘)
견진성사는 이처럼 우리가 일상의 윤리적 선택부터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 참여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성숙을 통해 적극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돕는 성사입니다.
‘그리스도의 군사’의 현대적 재해석 : 증거하는 제자
과거 교리에서 견진을 받은 신자를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표현은 오늘날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럽게 사용되지만, 그 본질적인 의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여기서 군사는 폭력적인 충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의 '군사'는 진리와 사랑을 지키는 영적 투사를 의미합니다. 세속화된 문화, 생명 경시 풍조,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 속에서, .
견진을 받은 신자들은 교회 안에서 성숙한 역할을 맡을 권리와 책임이 주어지며, 이는 결국 자신의 삶과 직장, 사회생활 전반에서 천주교 신앙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확고한 정체성을 형성하게 합니다.
견진성사에 대한 자주 묻는 질문(FAQ)
- Q. 견진성사를 받지 않으면 세례의 은총이 불완전한가요?
- 👉 세례의 은총은 그 자체로 온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견진성사는 세례 때 받은 성령의 은사를 더욱 강하게 하고 완성시켜, 신자가 세상 속에서 신앙을 증거할 수 있는 힘을 부어주는 성숙의 단계입니다. 신앙생활에 대한 확신이 깊어집니다.
- Q. 견진성사 대부모는 누구를 선택해야 하며,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요?
- 👉 견진성사 대부모는 견진을 이미 받은,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16세 이상의 신자여야 합니다. 견진을 준비하는 분이 신앙의 성숙을 향해 잘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와 조언으로 도와줄 수 있는 분이 적합합니다. 세례 대부모와 같은 분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 Q. 견진을 받는 것이 교회법적인 의무인가요?
- 👉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는 교회가 정한 바에 따라 견진성사를 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신앙의 성숙 단계로 진입하여 교회 공동체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도직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교회의 부름이기도 합니다.
견진성사는 성숙한 신앙 여정의 '출정식'
견진성사는 신앙생활의 '졸업식'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서는 '출정식'입니다. 이 성사를 통해 우리는 개인적 구원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성령칠은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불의와 이기심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진리를 빛으로 드러내는 사명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견진을 준비하거나 이미 받은 모든 신자분들이, 견진성사 의미를 깊이 묵상하며 성령께서 주시는 통찰과 용기 안에서,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으로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면책 조항 : 전문적인 종교적 해석이나 교회법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으며, 영적 성찰과 지적 이해를 돕기 위한 콘텐츠입니다. 본 내용은 신앙 생활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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