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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 불안한 현대인을 위한 가장 오래된 처방전

by ohmyworld 2025.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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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열심히 살아도 공허할까? 고백록이 건네는 답

우리는 충분히 노력하고, 나름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음에도 마음 한구석이 늘 불안 합니다. 무언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잘 살고 있다는 확신도 들지 않는 이 모호한 감정.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1,600년 전, 길을 잃고 방황했던 한 인간의 치열한 내면 기록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불안을 잠재울 지혜를 발견해 봅니다.

왜 우리는 열심히 살아도 공허할까? 고백록이 건네는 답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채워지지 않는 현대인의 근원적인 불안과 고독을 시각화한 이미지.

성인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을 만나다

많은 분이 아우구스티누스를 생각하면 근접하기 어려운 위대한 성인(Saint)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고백록(Confessions)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그 고정관념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거룩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격렬하게 욕망했고, 성공을 갈구했으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좌절했던 ‘불안한 청춘’이었습니다.

그는 출세를 위해 수사학을 공부했고, 명예를 좇았으며, 사랑과 쾌락에 탐닉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손에 쥔 순간에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충만함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공허함이었습니다.

성인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을 만나다
성인이 되기 전, 성공과 욕망 사이에서 치열하게 방황했던 청년 아우구스티누스의 인간적인 모습.

현대인이 겪는 ‘번아웃’이나 ‘실존적 공허’와 놀랍도록 닮아 있는 그의 모습은, 이 고전이 단순한 종교 서적을 넘어 인간 심연에 대한 깊은 보고서임을 증명합니다. [출처: 서양철학사, 램프레히트]

 

채워지지 않는 구멍, ‘불안’의 정체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며, 인간의 마음에는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면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는 명확하게 통찰합니다. 유한한 대상에 무한한 기대를 걸 때, 인간은 필연적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당신 안에 쉬기까지는 우리 마음이 평안하지 않나이다”

『고백록』1권 1장에 등장하는 이 유명한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자, 마음의 쉼을 갈구하는 인류의 오랜 탄식입니다. 여기서 ‘당신’은 종교적으로 신(God)을 의미하지만, 인문학적 관점에서 이를 ‘절대적 가치’혹은 ‘변하지 않는 진리’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신 안에 쉬기까지는 우리 마음이 평안하지 않나이다”
유한한 세상의 것으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 결핍을 상징하는 이미지.

현대 사회는 속도의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오답이 되는 유동적인 세상에서 우리는 발 디딜 곳 없는 현기증을 느낍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변하는 것들(세속적 성공, 타인의 평판)에 자신의 존재 기반을 두었기에 쉴 수 없었습니다. 그가 찾은 답은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견고한 중심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 통찰 : 고백(Confessio)의 이중적 의미
라틴어 ‘Confessio’는 단순히 죄를 털어놓는다는 의미의 ‘자백’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는 진리를 깨닫고 찬양한다는 ‘찬미’의 뜻을 동시에 내포합니다. 즉,『고백록』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책인 동시에,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 인간의 환희에 찬 노래입니다.
라틴어 ‘Confessio’는 단순히 죄를 털어놓는다는 의미의 ‘자백’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내면의 소리를 듣고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는 극적인 순간.

기억과 시간 : 흩어진 나를 모으는 작업

『고백록』10권과 11권에서 다루는 ‘기억’과 ‘시간’에 대한 사색은 현대 철학자들도 감탄할 만큼 깊이가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데이터베이스가 아닙니다. 그것은 흩어진 자아를 하나로 통합하고,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정체성의 공간입니다.

구분 불안한 자아 성찰하는 자아 (아우구스티누스)
시간 인식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함 현재 안에서 영원을 발견함
욕망의 방향 외부로 확산 (다양한 쾌락 추구) 내면으로 수렴 (진리에 집중)
결과 분열과 소진 통합과 안식
기억과 시간: 흩어진 나를 모으는 작업
단순한 과거가 아닌, 자아를 통합하는 공간으로서의 '기억'과 '시간'에 대한 철학적 사색.

우리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타인의 삶을 엿보며, 정작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은 잃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산과 바다와 별들의 운행을 보고 경탄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경탄하지 않는다.”라는 그의 일갈은, 외부 세계로만 향해 있는 우리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라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지금, 다시 고백록을 읽어야 하는 이유

2025년을 바라보는 지금,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인간의 내면은 여전히 1,600년 전 카르타고의 청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며, 사라지지 않을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고백록』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대신 ‘어떻게 나 자신과 화해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자신의 치부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진리를 찾아가는 그의 여정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와 함께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용기를 줍니다.

지금, 다시 고백록을 읽어야 하는 이유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내면의 견고한 중심을 찾았을 때 찾아오는 진정한 쉼의 상태.

삶이 흔들린다고 느낄 때, 마음의 닻을 내릴 곳을 찾지 못해 부유하고 있을 때, 이 오래된 책을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그곳에 당신보다 먼저, 치열하게 아파하고 고민했던 한 인간이 건네는 따뜻한 손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휴식은 멈춤이 아니라, 돌아갈 곳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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