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 화려한 언변 뒤에 숨겨진 십자가의 길
'황금의 입(Chrysostom)' 이라 불렸던 사나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설교는 듣는 이의 영혼을 울리고, 잠든 신앙을 깨우는 천둥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톨릭 성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삶은 그 화려한 별명과는 달리, 타협 없는 진리와 고독한 유배로 점철된 십자가의 길 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화려한 언변 뒤에 숨겨진 그의 거룩한 투쟁과, 현대 신앙인이 본받아야 할 '말씀과 삶의 일치' 에 대해 깊이 있게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초대 교회의 위대한 교부이자 교회학자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St. John Chrysostom) 는 동방 교회 4대 교부 중 한 분으로 추앙받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말의 홍수 속에 살아가지만, 정작 영혼을 살리는 참된 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성인의 생애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한 신앙의 용기가 무엇인지 묻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1. 안티오키아의 별, 광야로 향하다
347년경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태어난 요한은 당대 최고의 수사학자 리바니우스에게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의 재능은 출세가 보장된 법조계나 정계로 나아갈 수 있었으나, 그는 세속의 명예 대신 하느님을 향한 봉헌의 삶 을 선택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는 광야로 나가 6년 동안 철저한 고행과 기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고행은 그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혹독했지만, 동시에 성경 전체를 암기하고 묵상하며 하느님의 말씀과 하나가 되는 영적 토대를 마련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 출처: 가톨릭대사전 (2024)] 에 따르면, 이때의 깊은 성경 묵상은 훗날 그가 '성경 주해의 왕자'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습니다.
2. 황금의 입, 콘스탄티노플의 목자가 되다
건강 악화로 안티오키아로 돌아온 요한은 사제로 서품되었고, 그의 설교는 곧바로 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의 설교는 난해한 신학적 용어의 나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복음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며,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랑과 사회적 정의를 역설했습니다.
본명은 요한이었으나, 그의 설교에 감동한 사람들이 6세기경부터 '황금(Chrysos)의 입(stoma)'이라는 존칭을 붙여주었습니다. 이는 그의 말이 금처럼 귀하고 아름답다는 의미입니다.
398년, 그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로 임명되었습니다. 제국의 수도에서 그는 화려한 예복 대신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교회 재정을 개혁하여 병원과 빈민 구호소를 세웠습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말씀의 실천' 이라는 가톨릭 성인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3. 타협하지 않는 예언자적 용기
그러나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진정한 위대함은 고난 속에서 빛났습니다. 그는 황실과 귀족들의 사치, 부패, 그리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을 강단에서 매섭게 질타했습니다. 특히 황후 에우독시아(Eudoxia)의 횡포를 비판하는 그의 설교는 권력의 중심부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헤로디아가 다시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녀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다시 요구하고 있습니다."라는 그의 설교는 유명합니다. 이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정의 만을 선포한 예언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모함을 받아 두 번이나 유배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4. 유배지에서의 선종과 영적 유산
두 번째 유배지인 폰투스의 코마나로 끌려가던 중, 혹독한 더위와 병마, 그리고 호송관들의 학대에 시달리던 성인은 결국 407년 9월 14일, 길 위에서 숨을 거둡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그의 전 생애를 요약하는 신앙 고백이었습니다.
그는 비록 육신은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의 영성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가 정비한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전례' 는 오늘날까지 동방 정교회의 주요 전례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 내에서도 동방 예식 가톨릭교회에서 봉헌되고 있습니다. [🔗 출처: 베네딕토 16세 교황 일반알현 (2007)] 에서 교황님은 그를 "교회와 황실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려 했던 용기 있는 목자"로 평가했습니다.
5. 현대인에게 전하는 묵상 메시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축일(9월 13일)을 기리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을 본받아야 합니다. 첫째, 말과 행동의 일치 입니다. 그는 강론대 위에서만 거룩한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습니다. 둘째, 세속적 가치에 대한 저항 입니다.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복음적 가난과 나눔을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입은 무엇을 담고 있습니까? 비난과 불평, 헛된 자랑입니까, 아니면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을 위로하는 '황금의 말'입니까?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전구를 청하며, 우리의 입술이 주님의 도구로 쓰이기를 기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왜 '황금의 입'이라고 불리나요?
그의 설교가 매우 유창하고 감동적이었으며, 신학적으로 깊이가 있었기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금(Chrysos)'과 '입(stoma)'을 합쳐 존경의 의미로 붙인 별칭입니다.
Q2.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축일은 언제인가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9월 13일을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11월 13일과 1월 30일 등에 기념합니다.
Q3. 그가 주로 강조했던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그는 성경의 생활화를 강조했으며, 특히 부유한 이들의 자선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나눔을 복음의 핵심적 의무로 역설했습니다. 또한 성체성사에 대한 깊은 신심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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